방정리, 사실은 책장 정리 끝!
책을 지르는 습관이 있다보니 책이 책장에 다 들어가지 못하고 넘쳐나 방의 주인이 되는 일이 왕왕 있다. (솔직히 내가 주인인 시간이 더 적은 것 같다) 게다가 책의 배치마저 엉망이 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 여름방학이 시작한 주말에 보지 않는 책을 골라내어 처분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방편. 이미 그런 부분적인 정리로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심호흡을 하고. 눈에 보이는 수백권의 책을 모조리 책장에서 방바닥으로 내려놓고. 2006년 신년 대청소때 열어본 이래로 벽장속에 쳐박혀 세상구경을 못한 책상자까지 전부 꺼냈다. 재미있는 것들이 많이 나왔다. 2003년도 모의고사 성적표 뭉치라던가. 자기소개서라던가. 초등학교때 일기장도 나오고. 고득학교 2학년 때 까지는 성실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기를 통해 그려지는 나의 모습이 그다지 성실하지 않아 놀랐다. 과제를 벼락치기로 해치우는 버릇은 초등학교때 시작되었다. 세살버릇 여든가지 간다고, 조기교육이 중요하다.
경기가 시작했다. "퓨웅" "팍" 만점 과녁에 들어갔다. "만세" 경기가 끝났다.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날쓴 일기의 절반분량이다. 나머지 절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면서 무슨생각을 했을까. 이런 것도 나왔다. 무려 김도현 훈련병이 보낸 편지에 대해 보내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던 답장이다.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날쓴 일기의 절반분량이다. 나머지 절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때 담임선생님은 참 잘했어요 도장을 찍어주면서 무슨생각을 했을까. 이런 것도 나왔다. 무려 김도현 훈련병이 보낸 편지에 대해 보내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던 답장이다.
오래전에 부친 편지가 세상을 돌고돌아 긴 시간이 지난 후에야 목적지에 당도하는 이야기가 있지요. 시간이 늦은 만큼 편지의 소식에 생생함은 떨어지겠지만 편지지 벌어진 틈 사이로 새로운 시간이 알알이 박혀있어 읽는 느낌은 또한 각별한 것이요. 편지가 늦어진 것은 "편지보내" 라고 무책임하게 뱉어내고는 주소를 알려주는 않은 내 책임이지만, 그 덕에 때믇은 편지를 받아본데는 감사하고 있지.
과방에서 햄버거를 먹는 도현군과 제주도에 싼 비행기로 왔노라고 좋아하는 도현군을 보고 집에와서 편지를 열어보니 기분이 독특합니다. 일년전에 훈련소에서의 도현군이 또 내게 와서 말을 걸 줄이야.
싸이에 남겨두었던 "평상에 누워 버려을 보며 시원한 것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자!"는 그해 여름방학때는 이루지 못하고 겨울에 여름해가 떠있는 남반구 호주에 찾아가서야 이룰 수 있었어. 그 나라는 평상이 없지만... 그물침대 정도로 봐줘도 되지 않겠어? 하지만 한국에서 평상이 있는 곳에 가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 여전히 그런 곳으 찾고 있다오. 혹시 이번 여름 방학에 그런 장소를 찾아서 놀러가게 된다면 알려드리리다.
훈련병 도현군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답을 받을 사람은 일병(상병인가?) 김도현이니 이어지는 이야기는 하지 못하겠고 다른 이야기를 해 봅시다.
<중략>
슬슬 3학년이고 군대가는 친구도 늘어나 과방에 와도 전과같지 않은 느낌이 들겠지만, 그래도 잊지말고 찾아주기를. 처음에는 도현군이 심심해 우리를 찾았겠지만 이제는 우리가 도현군의 휴가를 구실로 해야 모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니. 덕분에라도 자주 놀수 있었으면!
2006년 8월 어느날
그때 황모태현군과 한참 선문답하고 놀던 때라 태현이 느낌도 많이 묻어난다. 이제는 둘이 선문답도 잘 안하고 편지받을 사람은 전역했다. 시간이 참 빠르구나.
내가 앉을 자리가 사라져서 책상에 걸터앉아 내려다 보며 책들과 문서더미를 어떻게 처리할지 삼십분쯤 고민했다. 일기장은 남겨두고 성적표나 고3때 쓰던 참고서들은 버리자. 제목에 혹해서 지른 책들중 세상에서 없어져야할 질낮은 것들도 이참에 솎아내고. A4용지 이면지에 휘갈겨둔 메모는 스크랩북이나 전산으로 옮기던가 하자. 고등학교때 보물처럼 간직하던 "원태식 필기가 가득 들어찬 물리학 참고서"는 안타깝지만 공간문제로 버려야겠지. 이런식으로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라면상자 두개분량정도 버렸다.
보지 않는 책을 구석에 잘 채워넣고, 나머지는 종류와 언제쯤 읽을지를 고려하여 자리를 정한다. 책이 많다보니 일곱시간이나 걸렸다. 그래서 지금 시간은 해뜨기 직전이라는 새벽 5시. 책을 약간 버리고, 재배치했을 뿐인데도 여유공간이 많이 늘어났다. 책창고 같던 방 분위기도 조금은 사람이 주인인 방처럼 되었고. 오늘은 마음편하게 자자. : )
보지 않는 책을 구석에 잘 채워넣고, 나머지는 종류와 언제쯤 읽을지를 고려하여 자리를 정한다. 책이 많다보니 일곱시간이나 걸렸다. 그래서 지금 시간은 해뜨기 직전이라는 새벽 5시. 책을 약간 버리고, 재배치했을 뿐인데도 여유공간이 많이 늘어났다. 책창고 같던 방 분위기도 조금은 사람이 주인인 방처럼 되었고. 오늘은 마음편하게 자자. : )
Posted by 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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