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에 얹어지는 삶
- Posted at 2008/04/21 00:01
- Filed under 밥벌이의즐거움
2년전 이었나.
한비야씨의 책을 읽으며 "생활이 묻어나는 문장" 의 맛을 알았다.
맛깔스런 글을 읽는 만족감. 그러한 문장에 대한 부러움.
그런 문장을 낳은 한비야씨의 삶에대한 존경심.
그러나 그것들은 내 머리와 가슴속에 길게 살아남지 못했다.
프로그램코드도 글인데, 코드 위에도 삶이 얹어질까.
공학. 수학적인 통찰이 아닌 일상적인 것의 영향력은 없을까.
낙엽처럼 차곡차곡 쌓인 시인의 일상이 시에 알알이 들어차듯
엔지니어의 삶과 작업물도 그러할 수는 없을까.
삶이 기술을 타고 뻗어나갈 수 없다면
어떠 일상도 기술자의 관점에서는 동일한 것이 된다.
반대로 기술을 얻기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공부하는 사이
기술을 사용하는 인간인 나는 퇴보하는 느낌도 참기 힘들다.
이 질문 하나만 살아남아 나를 공부하게 하고 또 절망케 했다.
그리고 이제는 거의 잊었다 싶었다.
대학원에 들어와 처음 프랑스와 덴마크사람들의 논문을 읽었고
독일유학을 다녀오신 교수님을 모신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각 나라마다 참 다른 방식으로 엔지니어링을 하고 있음에 놀랐다.
국민성이란 그 나라국민의 매일매일의 삶의 경험에서 형성될게다.
그리고 국민성은 생각하는 방법을 다르게 함으로서 프로그래머에게 지대한 영향을 준다.
경험이 생각의 틀을 결정하고 프로그램은 생각의 한가지 표현형이다.
엔지니어의 삶은 결국 그의 작업물속에서 다시 피어난다.
늦기는 했지만 너무 늦지는 않게 한가지 증거물을 얻은셈이다.
이런 별것 아닌 깨닳음에 세상이 달라질리 없다.
단지 나 하나는 조금더 가벼운워진 마음으로
공부하고 또 일상을 살 수 있을 것이다.
p.s 그런 의미에서 요즘 내가 짠 프로그램을 보면 삶이 부끄러워진다.
Posted by 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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